책 소개
연해주는 한인과 항일투사들에게는 희망의 땅이면서도 배신의 땅, 절망의 땅, 비극의 땅이었다. 이 소설은 그 연해주를 개척한 한인들과, 독립투사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항일투쟁에 관한 보고서이다.
주인공인 이범윤 장군과 노해림 열사의 항일투쟁기를 정리한 ‘동만노유격여람’의 내용을 축으로 한 이 소설은 처절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산화한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나라를 찾으려고 사재를 털고 목숨을 바쳐 항일투쟁을 하면서 연해주와 만주의 낯선 이국땅에서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 항일투쟁의 선봉에 선 사람이 바로 이범윤 장군이다. 간도 자치관리사였던 그는 고종황제의 명으로 연해주와 만주의 독립운동을 총괄하였다. 고종황제의 궁녀이며 특별 비무사였던 노해림은 황제의 특명을 받고 이범윤 장군에게 군자금을 전달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백마를 타고 연해주와 만주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하다가 결국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한 노해림은 궁녀의 몸이면서도 이범윤 장군과 결혼해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전설의 영웅이다. 고종황제의 다모이며 황제의 비무사로 황제가 막대한 독립자금의 은닉처를 알려줄 정도로 신임하던 노해림의 정체를 쫒아가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이 소설에서는 연해주와 만주를 누비던 수많은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최재형, 홍범도, 김좌진, 이동희, 이범진, 안중근, 이의종, 이청천, 이상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독립투사들이 연해주 산천 곳곳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미련 없이 던지는 그들의 모습은 오늘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나라와 일본, 러시아(백군파와 적군파)의 각축전이 된 연해주에서 온갖 박해와 고통 속에서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가 결국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한 한인들의 슬픈 고난의 현장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절절하게 묘사되어 있다. 2만여 명이 넘는 한인들이 무참히 살육당하고 연해주 거주 조선인 18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하는 모습을 읽다 보면 분노와 절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조국 앞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방황하다가 결국 자살로 마감하는 그 후손들의 모습을 재조명하여 그들에 관한 우리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한인들의 슬픈 한과 희망을 동시에 지닌 땅 연해주!
독자들은 연해주를 개척한 한인들과 독립투사들의 슬프면서도 웅장한 전설의 노래를 매 페이지마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